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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한국 부동산 버블일까? (집값 폭락, 부동산 거품에 대한 진실은 무엇인가)

by *㏇ 2020. 4. 2.

안녕하세요, 평범한 직장인 음량입니다.

 

부동산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한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가 매년 나오고 있지만, 대한민국 부동산은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상승을 거듭했습니다. 지난 3월에는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서울 상위 50대 아파트 집값 상승세가 -0.13%로 꺾이는 놀라운 현상을 보였습니다. 지난 몇 년간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은 쉴 새 없이 상승했습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서울 부동산 구매 주요 계층이 40대에서 30대로 변화했고, 30대가 서울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여기서 항상 나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부동산 버블일까요?"

 

부동산 버블, 부동산 폭락, 부동산 거품이라는 용어가 우리에게 낯설지 않을만큼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아왔고,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물론 다행스럽게도 한국은 아직 일본 부동산 시장만큼의 집값 폭락은 겪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부동산 가격이 올라서 상승론자들에게는 기쁜 소식이겠지만, 한국 부동산 가격이 과거의 일본처럼 붕괴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의견도 많습니다. 그러면 부동산 버블, 즉 부동산 거품을 일으키는 원인이 무엇인지 따져보아야 합니다. 부동산 버블을 일으키는 주체는 바로 부채일 것입니다. 부채를 통해 돈이 마련되어 부동산이라는 자산을 구매하는 것이죠. 부채로 만들어진 부동산 버블은 부채가 더 이상 늘어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면 결국 무너지게 됩니다.

 

버블은 돈의 출처에 따라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돈의 양에 의해 결정됩니다. 부채(통화량)가 생산을 초과해서 비정상적으로 늘어 날 때 버블이 생기고, 부채를 더 이상 부담하지 못할 때 버블이 붕괴됩니다. 집값 폭락이 오기 전까지는 부동산이 버블이나 거품이라는 것을 아무도 모를 수 있습니다. 2008년에 미국의 경제위기에도 몇몇은 버블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리먼 브라더스가 금융구제를 요청하기 전까지 발표를 하지 않은 것처럼 말이죠.

 

따라서, 현재 한국의 부동산 가격이 버블인지 아닌지는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아직 붕괴되지 않았고, 부채 부담 능력은 한 마디로 정형화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전 세계에 없는 전세제도가 있고, 이로 인해 일본이나 버블 붕괴를 겪은 나라들과 다른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전세는 한 사람이 빌릴 돈은 둘이 나눠 부담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3억원 하는 아파트가 있습니다. 전세 세입자가 2억 원을 부담하고 나머지 1억 원을 집주인이 부담할 때 각자 해당 금액만큼의 이자비용을 감당하면 됩니다. 한 사람이 많은 부채를 감당하는 것보다 그 돈을 두 사람이 나누어 부담하기 때문에 일본이나 다른 나라들보다 가격을 유지하는 기간이 깁니다. 이것이 한국 부동산 시장의 특성입니다.

 

모든 재화의 가격은 시간이 지나면 가치가 하락하는 게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아파트는 최근 몇 년간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오르는 재화였습니다. 수요와 공급의 문제가 아니라 그 가격을 유지하고 상승시키는 원동력인 부채가 증가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 된 것입니다. 가격이 한 번도 떨어진 적 없고 오르기만 했다는 이야기는 통화량이 계속 증가해 왔다는 것입니다.

물론 여기엔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내 집의 감가상각이 있기에 이를 받아줄 수요자가 있어야 내가 산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재판매를 할수가 있습니다. 

 

일본과 달리 한국 부동산에 버블을 만들고 있는 부채는 기업이 아닌 개인, 즉 가계 부채입니다. 그러므로 일본의 부동산 폭락 현상이 한국의 부동산 폭락과는 다른 맥락이고, 우리의 미래를 보는 대상으로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므로 개인의 부채로 부동산 시장이 붕괴된 경험이 있는 미국, 스페인, 이탈리아, 세 나라와 비교해 보겠습니다.

 

첫 번째, 미국입니다. 그 유명한 미국의 경제위기는 2000년대 닷컴 버블과 금융위기였던 2008년에서 시작합니다. 이 당시 연준 의장이었던 앨런 그리스펀은 금리인하 정책을 단행했습니다. 닷컴 버블이 발생하자마자 달러가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낮추었습니다. 결국 닷컴 버블은 이렇게 일단락되었지만, 이는 곧 8년 뒤 대참사를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2008년 전부터 낮은 금리로 미국의 가계는 공격적인 주택투자를 감행했는데 이것의 확대를 막기 위한 기준금리 인상이 이제 금융위기를 초래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2000년 초반 미국 가계부채는 4.3조 달러이었지만 2008년 주택 버블이 붕괴되기 직전에 부채는 무려 13조 달러였습니다. 기존 가계 부채가 3배 이상 되었을 때 주택 투자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부채 부담의 역효과를 맛본 것입니다. 막말로이 당시에는 지나가는 강아지 이름 앞으로도 대출이 될 정도였기에 그 경제가 무너지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두 번째, 유럽여행의 꽃인 스페인과 이탈리아입니다. 1999년 유로화가 출범되면서 모든 유럽 국가들이 하나 같이 잘 사는 것 아니었습니다. 독일이 제일 낮은 금리이었고 나머지 국가들은 독일보다 금리가 높았습니다. 가장 재정이 약했던 그리스는 10년 만기 채권금리가 10%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유로화가 출범하면서 모든 나라가 비교적 경제가 탄탄한 독일, 프랑스 등의 신용도를 같이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금리가 낮아진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는 부채 부담이 급격히 낮아져 적극적인 레버리지 부동산투자에 나서게 됩니다. 금리 혜택을 많이 본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순으로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와 함께 붕괴되기 시작합니다. 이때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가계 부채는 초기보다 약 3배 이상으로 늘어난 상태였습니다. 급증해버린 개인부채가 부동산 폭락으로 연결된 현상을 확인한 것입니다. 

 

이 당시 한국은 어땠을까요? 물론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로 인해 한국 또한 가계부채가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점 하나가 있었습니다. 97년 IMF 외환위기로 주사를 미리 맞은 덕분인지 앞선 미국과 유럽의 나라들과 달리 가계부채 확대가 작았습니다. 2003년부터 2008년에 정부의 대책으로 LTV(주택담보대출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를 운용해서 비정상적으로 부채가 늘어나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2009년 경제위기가 끝난 이후부터 현재까지 한국의 부채는 이제서야 약 3배 정도가 되었습니다. 앞선 나라들보다 증가된 부채 금액이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에 한국 부동산 폭락을 막을 수 있었고, 아직까지도 감당할 수 있는 부채 여력이 있다고 여겨지는 것입니다. 어쩌면 대한민국의 부채 여력이 여기가 끝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당장 늘어난 부채금액으로 부동산 폭락을 절대적으로 예견할 수도 없습니다. 아직 부동산 거품이 어느 정도인지 판단할 수 없고, 집값 폭락이 언제쯤 도래할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개인의 가계부채가 증가하고 경제위기가 와서 이를 감당할 수 없을 때, 부동산 버블은 언제 터져버릴지 모를 일입니다. 저 역시 이러한 양상을 잘 이해하고 현재 재정 상황을 고려한 후, 부동산 시장을 판단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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